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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가 어려운 이유

by 0329oo 2026. 3. 29.

된장찌개는 이상한 요리예요. 레시피가 간단한 것 치고 맛 편차가 너무 크거든요. 똑같이 된장 풀고 두부 넣고 끓이는데, 어떤 날은 식당 맛이 나고 어떤 날은 그냥 된장물이 돼요.

저도 한동안 그랬는데, 몇 번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끓여보니까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두세 가지 포인트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름 정착한 방식을 한번 써보려고요.

육수, 이거 하나로 맛이 갈려요

된장찌개를 물로 끓이느냐 육수로 끓이느냐, 이게 진짜 차이가 커요. 물로 해도 먹을 수는 있는데, 뭔가 깊은 맛이 안 나는 느낌이 계속 들거든요.

제가 하는 방식은 간단한 편이에요. 냄비에 물 600ml 정도 붓고, 국물용 멸치 한 줌이랑 다시마 1~2장을 넣어서 끓여요.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바로 건지고, 멸치는 5분 정도 더 두다가 건져내면 돼요. 이게 기본 육수예요.

멸치 없으면 쌀뜨물로 해도 괜찮아요. 구수한 맛이 좀 달라지긴 하는데 물보다는 확실히 나아요.

된장은 풀고, 고추장은 살짝만

된장 2큰술이 기본이에요. 여기에 고추장을 반 큰술 정도 넣으면 칼칼한 맛이 살짝 올라오는데, 이게 은근히 맛을 잡아주거든요. 비율로 보면 된장이랑 고추장이 대략 3:1 정도. 고추장을 아예 안 넣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취향이에요.

된장을 육수에 풀 때 체에 걸러서 푸는 사람도 있는데, 솔직히 저는 그냥 숟가락으로 풀어요. 덩어리가 좀 남아도 끓이다 보면 다 녹거든요.

재료 넣는 순서가 있어요

된장을 풀고 나면 바로 재료를 넣는데, 순서가 좀 있어요. 잘 안 익는 것부터 넣어야 해요.

감자랑 양파를 먼저 넣고요. 한 3~4분 끓이다가 애호박이랑 버섯을 넣어요. 다진 마늘도 이때 같이 넣으면 돼요. 그리고 마지막에 두부랑 대파, 청양고추를 넣는 거예요. 두부를 처음부터 넣으면 너무 오래 끓으면서 부서지거든요. 마지막 2~3분에 넣어서 살짝 데워지는 정도가 두부 식감이 제일 나아요.

전체 끓이는 시간은 10분 안팎이에요. 뚝배기에 하면 보글보글 끓는 시간이 좀 더 길어져서 맛이 더 밴다는 느낌이 있는데, 냄비로 해도 큰 차이는 없어요.

🥘 고기를 넣느냐 마느냐

고깃집 된장찌개가 맛있는 이유 중 하나가 고기 기름이에요. 대패삼겹살이나 차돌박이를 처음에 볶아서 거기에 육수를 붓고 시작하면 기름기가 국물에 섞이면서 감칠맛이 확 올라가거든요.

근데 없어도 돼요. 채소랑 두부만으로도 충분히 구수한 된장찌개가 나와요. 고기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 먹는 게 된장찌개의 좋은 점이에요.

정리하면 이 정도

육수는 멸치 + 다시마로 5분만 내면 되고, 없으면 쌀뜨물도 괜찮아요.

된장 2큰술에 고추장 반 큰술이 기본 비율이에요.

재료는 딱딱한 것 먼저, 두부랑 대파는 마지막에 넣으면 돼요.

된장찌개가 특별한 요리는 아니잖아요. 근데 이상하게, 잘 끓인 날은 밥 한 공기가 모자라요. 반찬이 김치 하나뿐이어도 그게 전혀 아쉽지 않은 날이 있거든요. 그 느낌이 결국 집밥이 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특별해서가 아니라 익숙해서 좋은 거.